제가 퍼오는 글의 주된 출처인 "즐거운 커뮤니티 그동네" http://gdong.net 에서 퍼왔습니다.
[燁]님의 글입니다.



그냥 제라드랑 암이 쓰길래 뭐가 뛰면 뭐도 뛴다고(...) 덩달아 써 봅니다.

보통 대학의 학과계열을 고등학교 식으로 인문계, 이공계라고 나누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인식입니다. 수학과는 자연대, 기계과는 공대, 국문과는 인문대, 경영학과나 법대는 사회댑니다.

그러면 인문학부란 무엇일까요?

인문학부는 보통 순수학문을 하는 학과, 국어국문학과, 역사학과, 철학과를 묶은 학부입니다. 대학에 따라 국어국문학과는 어문학부로 분류하는 대학도 있습니다만 그런 학교는 보통 인문학부가 없죠(...).

그럼 인문학부에서 배우는 것은?

국어국문학과의 경우는 크게 국어과와 국문과로 나뉩니다. 국어과에서는 주로 '문법'을 배운다고 알고 계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보다 몇 걸음 더 들어간 언어의 구조, 본질, 구성 등을 배우는 학과입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이게 인문학이야?'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이공계적인 분위기가 풍깁니다. 그에 반해 국문과에서는 말 그대로 국문학에 대한 것을 배웁니다. (여담이지만 국어국문학과는 대한민국에서 거의 유일하게 유학이 필요없는 학과기도 하죠) 고문(古文), 시, 소설, 평론 등 국문과에서 배우는 범위는 대단히 넓습니다. 창작의 경우는 문예창작학과가 따로 있지만 문창과가 없는 대학에서는 국문과가 겸하고 있는 경우도 있구요. 문창과와 국문과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문창과에서 글쓰기를 위한 테크닉에 좀 더 집중한다면 국문과는 문학 전반에 걸친 넓은 지식을 섭렵하는 데 더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역사학과는 말 그대로 역사에 대한 것을 배우는 학괍니다. 그러나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우던 세계사, 국사 같은 과목을 떠올리시면 아마 입학 후 좌절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보면 역사학과에서 해야 하는 것은 굉장히 넓습니다.  당 역사를 공부한다고 칩시다. 그럼 당의 역사뿐만이 아니라 당의 외교, 경제, 사회, 시문, 문화, 당이 외국에 미친 영향부터 당이 받은 영향 - 당연히 외국의 일도 연구범위에 포함된다는 소리가 됩니다. - 등등을 모두 공부하게 됩니다. 물론 이건 학부생 단계의 공부는 아닙니다만.. 종국에 가서는 저렇게 되죠. 대학에 따라서는 고고학과가 역사학과에 포함되어 있는 학교도 있습니다. 뭐 고고학과 역사학은 무척 밀접한 학문이니까요.

철학과는 설명하기가 무척 애매모호한 학과죠. 뭐 다들 아시다시피 '철학'을 배웁니다. 글쎄요. 철학에 대한 정의를 제가 내릴 수 있다면 아마 지금쯤 별다른 고민 안하고 살고 있을테니 이건 관둡시다. 궁금하신 분이 계시다면 철학과에 입학하시든지, 아니면 교양으로라도 한두과목 들어보시길.

인문학부에 입학하고싶다.

뭐 이런 분이 계실거라고는 사실 생각 안 합니다. 실제로 못 보기도 했고. -_-;; 그런만큼 인문학부는 상당히, 아니 대단히 마이너한 학과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그런만큼 지원자가 적습니다. 보통 인문학부를 보면 정원이 120명이면 그 중 여성이 한 100여 명 정도 됩니다. 단언컨데 이 아가씨들은 그냥 성적 맞춰 온 사람이 한 50명 됩니다. 그리고 남은 50명 중에 30-40명 정도는 아마 공무원 시험이나 그런걸 보려고 시간 남는(...), 널널한(...) 학과로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약 10여 명 정도만 인문학에 적을 둘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죠. 그러면 남자는 다른가? 남자도 20명 중에 인문학에 적을 둘 마음이 있는 사람들은 한 10명이 좀 넘습니다. 12명에서 13명선? 나머지는 성적맞춰 왔든지 널널해서 왔든지 뭐 그런 경우죠.

그러니까 결론은.. 인문학부는 그냥 점수 맞는 대학 맞춰서 지원하시면 됩니다. 언어영역과 사회탐구영역을 잘 보면 좋겠죠.

취업의 경우는 무척 암울합니다. 인문학을 일컬어 보통 '순수학문'이라고 부릅니다. 해석해 볼까요? 순수하게 학문을 추구한다라고 간단히 해석되겠군요. 그러면 왜 수학과, 물리학과 같은 곳은 순수학문이라고 안 부를까요? 차이는 간단합니다. 그래도 돈이 되고, 전혀 돈이 안 되고의 차이죠. 돈 안 되는 것을 감수하고 공부를 하니 순수학문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솔직히 말해서 취업을 기대하고 오시는 분들은 안 오시는 게 좋습니다. 아래쪽 글 댓글에 대학이 취업전선이니 어쩌니 하는 댓글도 붙었습니다만 인문학부는 진정한 상아탑이라고 할 수 있을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배우는 것이 취업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 대부분이니까요.

사실 인문학의 미래는 어둡습니다. 경기가 나빠질수록 제일 먼저 철수하는 것은 인문학에 대한 투자입니다. 거기에 경영, 법학 등의 사회계열 학과들을 묶어서 '인문계'라고 부르며 '인문계 잘나가잖아~' 하는 대가리들마저 있으니 암담할 따름이죠. 이쪽으로 진학하는 것은 그렇게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란 겁니다.

인문학부는 소위 말하는 '춥고, 배고프고, 힘든' 학과들입니다. 하지만 인문학부가 배우고 가르치는 것은 없어서는 안 될 학문들이죠. 요즘 시끄러운 동북공정이니 간도협약이니 하는 것들이나 동해명칭 문제, 독도문제 같은 것들은 인문학에 제대로 된 투자가 됐었다면 조기에 방지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것들입니다. 갈수록 각박해져만 가는 사회 분위기나 코앞만 내다보는 좁은 시야 역시 인문학 교육의 부재가 가져온 부작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도는 순수학문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교수님들은 인문학이야말로 학문의 시작이었고 학문의 전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회의 빛이요, 소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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